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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김경영

이온음료로 스포츠를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요헤미티

# INTERVIEW Keyword

- 스포츠 드링크 브랜드 '요헤미티' 창업 이야기

- '열정에 기름붓기'를 통해 알게 된 '콘텐츠'와 '브랜딩'의 힘

- 스포츠 시장에 대한 고찰

 

전 세계 스포츠 드링크 시장은 게토레이와 파워에이드, 레드불, 몬스터에너지 등 4군데가 이미 시장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도전장을 던지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더 자주,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가 되고자 과감히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습니다. 바로 작년 9월 론칭한 스포츠 드링크 D2C 브랜드 '요헤미티(yohemite)'입니다.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시작된 이재선 대표의 창업 이야기, 지금 함께 들어보시죠.

01.

'열정에 기름 부을 수 있는 일'을 찾자.


기존에 없던 '무설탕 이온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시해낸 자. 그는 대학교에서 광고 홍보학을 전공하고, 전역 이후 취미 삼아 '열정에 기름붓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했는데요. 이때가 첫 번째 창업으로, 콘텐츠와 브랜딩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매트리스 D2C 브랜드 '삼분의일'에서는 커머스 생태계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는데, 창업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계속되다 보니, 결국 다시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죠.


창업자인 나와 핏이 맞는 비즈니스를 선택하자, 그래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열정에 기름붓기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assionoil


다시 한번 창업을 하기 위한 확고한 기준을 세운 이재선 대표. 두 번째 창업이 왜 하필 ‘스포츠 드링크 브랜드’이며, 그 이름은 왜 ‘요헤미티(yohemite)’인가 궁금했습니다.

“창업을 시작할 때 가장 영감을 받은 게 '던월(여명의 벽, The Dawn Wall)'이라는 다큐 산악 영화인데요. 던월은 미국의 요세미티 계곡에 있는 웅장한 암벽을 뜻해요.”

그는 던월 영화에 나오는 클라이머 '토미 칼드웰'이 어린 시절부터 던월 등반까지 암벽을 오르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고, 요세미티 계곡이 주는 웅장함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스포츠 브랜드의 가슴 뛰는 것과 닮아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요세미티'는 지명이기 때문에 상표로 할 수 없었는데요. 그때 미국 요세미티 계곡의 어원이 '요헤미티'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전부터 살던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지역을 부르던 단어거든요. 자연친화적인 느낌도 가져가고 싶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요헤미티는 이러한 요세미티 계곡의 모습이 스포츠가 주는 매력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역동적으로 몸을 움직이지만, 나의 신체와 호흡에 집중하는 그 고요한 순간. 그게 스포츠가 주는 진짜 매력이잖아요. 이러한 스포츠만의 매력을 잘 담아내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던월 영화 포스터 이미지(왼쪽)와 요세미티 계곡(오른쪽). @위키백과


02.

실험과 검증에 나서다.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 퇴사 후 어떤 분야로 창업을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스타트업은 굉장히 작은 팀이다 보니, 아무리 대단한 인재들이 모인다고 하더라도, 규모와 자본이 작기 때문에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전장을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죠.


“우리가 싸울 수 있을 만큼의 충분히 작고 좁은 틈을 첫 번째 전장으로 고르고 싶었어요. '스포츠 브랜드'라고 하면 스포츠 패션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 시장은 사실 정말 많이 포화돼 있어요.”

나는 디자이너 출신도 아닌 데다가 ->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려면 최소 10벌을 만들어야 하는 등 관리할 게 많아지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 무렵, 스포츠 드링크 시장에 주목하게 됐죠.


이재선 요헤미티 대표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드링크 브랜드들 중 유명한 곳들의 메인 제품들을 보면 설탕과 색소, 카페인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500ml 이온 음료 하나만 보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성인 하루 당분 권장량보다 높게 들어 있었어요. 건강하기 위해서 마시는 음료인데, 몇 초만에 하루치 설탕물을 다 먹는 셈이죠.

“아이러니했어요. 이온 음료 시장, 스포츠 드링크 시장에서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니즈가 있구나 생각했죠.”

국내 이온음료 시장은 3000억 원 규모 정도로 추정되지만, 글로벌하게 봤을 때는 몇 조 단위의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드링크들의 이러한 모순적인 부분에서 ‘빈틈’이 보였어요. 브랜딩 측면에서도 기존의 스포츠 음료 시장은 스포츠 패션 쪽에 비해 마치 '우락부락한 몸을 가진 남성들이 마시는 음료'인 것처럼 과거의 남성상에 갇혀 있는 느낌이 많잖아요?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요헤미티가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온음료를 우선 공략해야겠다 생각한 지점이었죠.”


03. 운동을 한다는 것은 (keep going)*


'스포츠'라는 시장의 큰 축이 바뀌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보는 스포츠, 보는 콘텐츠로서의 스포츠 시장이 컸다면, 이제는 '직접 하는 스포츠'로 넘어오고 있어요. TV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죠.


이에 반해, 수치적으로 봤을 때 2030 세대 중 스포츠 운동을 취미로 가지는 사람들은 늘고 있어요. 이제는 스포츠가 단순히 재밌어서 ‘보는 것’을 넘어, ‘직접 하고 즐기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꼭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운동이 삶에서 정말 큰 의미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운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죠.


“ '스포츠', '운동'은 그 자체가 주는 굉장한 메리트가 있어요. 현대인들은 정신적 스트레스, 건강, 관계, 외모 등 여러 문제에서 희로애락을 겪는데, 운동을 하면 웬만하면 다 예방할 수 있어요. 현대 사회에서 이 문제들이 심화될수록, 운동이 이를 가장 저렴하고 재밌게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해요.”

요헤미티 제품 이미지 @요헤미티 홈페이지(https://www.yohemite.com/)


마케팅 적인 측면에서 보면, ‘제품’은 당연히 최고의 마케팅이겠죠. 그 외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매출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조직에서든 마케팅 팀이 매출과 가까이 있다 보니 대부분의 마케팅 팀이 매출이라는 단기적인 변화에 매몰되거든요.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지표로서 바라보는 것과 단기적으로 쫓겨서 압박을 느끼는 것에는 액션에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죠.

브랜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아직도 많은 스포츠 드링크들이 여전히 과거의 고정관념에 갇혀있다는 점인데요. 기존 스포츠의 고정관념이라 하면 우락부락한 남성상 등을 떠올리며 지나치게 남성적인 브랜딩을 지향한다는 것이죠. 저는 여기서 벗어나서 누구나 즐기는 것이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정말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고, 스포츠에 있어서만큼은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알아주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금메달과 은메달. 메달을 못 따도 희열을 느끼고 포효하는 그 자체를 보면서 팬이 되고 각광받는 시대죠.”


이제 사람들은 결과가 잘나도 과정이 아름답지 못하면 비난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이 충분히 아름다우면 팬이 되는구나 느꼈어요. 그래서 요헤미티는 기능은 뛰어나지만, 더 건강하고 깔끔한 스포츠 드링크를 만들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스포츠 브랜드로서 다가가려 해요. 전형적인 남성상이나 여성상에 갇히지 않고,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스포츠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04.

'역동적 고요함'을 표현하는 브랜드, 요헤미티


요헤미티의 톤 앤 매너는 ‘역동적 고요함’입니다. 어쩌면 ‘운동’ 관련된 제품이다 보니 역동적인 이미지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운동을 할 때 몰입되는 순간 그 자체는 조용하다고 생각해요. 요헤미티의 대표적인 주요 key color는 열정적이며, 잔잔한 고요함도 표현할 수 있는 ‘주황색’으로 콘텐츠의 통일성을 표현하고 있죠.

브랜딩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두 가지가 있어요. 1) 자극적이고, 과장된 광고 카피를 최대한 지양하고 신뢰성, 꼼꼼함을 잡기 2) 브랜드 파워 = 인지도 X 매력도. 우리의 인지도를 위한 브랜딩 액션들을 균형 있게 맞추자입니다.

작년 9월 첫째 주 요헤미티 제품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놨는데, 출시하자마자 비수기를 만났어요. 예상은 했었죠. 사실 이온음료 시장은 여름이 극성수기잖아요.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출시 후 한 달쯤 지난 10월이 되니 검색량과 매출액이 모두 떨어지는 경험을 했어요. 또 현금흐름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여러모로 멘탈적으로 힘들었어요.




“예상은 했지만, 현실에서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받는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다른 일이었죠. 고민 끝에 생각을 바꿨죠. 겨울에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많고,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라고요.”


그랬더니 올해 1월부터는 계속 평균적으로 40%씩 매월 성장했어요. 6월 말, 7월 초가 되니 성장세가 더욱 빨라졌고요. 장기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을 잃지 않고, 우리 팀이 잘하는 것(브랜드가 되고자 하고, 브랜딩을 잘하는 회사라는 점)에 집중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요헤미티의 성장 지표 훑어보기> - 스타트업에게 가장 어렵다는 첫 매출 1,000만 원, 론칭 첫 주에 찍었어요! 시장 검증과 예약 고객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사전 마케팅을 진행했고 출시도 전에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1천 명이나 모았거든요.

- 론칭 한 달 만에 시드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어요. IT 스타트업이 아닌 커머스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매출로 평가받아요. 하지만 저희는 매출보단 비전으로, 숫자보단 팀으로 평가받아 빠르게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어요.

- 겨울이 극심한 비수기인 이온음료 시장, 우리는 겨울에도 성장했어요 :)

“직장인일 때의 ‘나’보다 지금의 제가 훨씬 행복해요. 물론 감정의 기복은 더 크고, 불안함은 있지만 이 또한 잘되도 내가 선택한 것이고, 못돼도 내가 선택한 일이잖아요. 내 삶의 키를 내가 쥐고, 결과를 스스로가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아요. 자존감을 높이는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 시작이 드링크, 발포형 이온음료 '요헤미티'죠.

요즘 너무 많은 브랜드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어요. 그것만큼은 꼭 피하고 싶어요. 진짜 ‘롱런’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거든요. 적어도 50년 이상..?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자는 게 저희 사명인 것처럼, 그 시작이 ‘마시는 이온음료’ 일뿐입니다.

“우리의 1차 목표는 글로벌 스포츠 드링크 1 대장이 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나면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신개념 스포츠 플레이스들을 만들어 나갈 거예요. 다양한 스포츠 드링크들을 마실 수 있는 카페와 농구장, 풋살장 등이 합쳐진 개념의 공간이에요. 일종의 스포츠 펍? 스포츠 카페 같은 거죠.”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스포츠 자체를 파는 거예요. 그래서 스포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나갈 거고, 스포츠 그 자체를 담는 그릇이 되고자 해요.




interview 이재선 요헤미티 대표

Editor ㅣ 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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