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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박지웅

제보 받습니다




한때 VC들에 대한 익명 후기를 받아서 공개하는 사이트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긴 하지만, 과거만큼 활성화되진 않아 보이긴 하는데요. 저희 또한 그 사이트를 종종 방문하면서, 창업자 분들이 남기는 VC에 대한 후기를 흥미롭게 살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후기들이 얼마나 전체를 대표할 수 있냐에 대한 갑론을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희가 보았던 해당 후기들의 상당수는 대단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기본적인 매너나 태도에 대한 지적이 상당수였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VC라는 직업이 워낙 거절을 많이 해야하는 업이다보니 상대방으로부터 거절을 하면서 좋은 얘기 듣는게 쉽지는 않고, 또 수많은 미팅들로 점철되어 있는게 일상이다보니 그 많은 미팅들이 거절을 많이 해야하는 업의 속성과 이어지면, VC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도/생각과는 달리 창업팀 입장에서는 불쾌하게 여길만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래도 이걸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은 다소 무책임한 포기에 가깝다고 생각되어, 패스트벤처스에서는 투자팀이 지켜야 하는 10가지 규율을 아래와 같이 정했습니다. 이 규율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가 생각할 때 창업팀에게 가져야 할 일종의 최소한의 예의이자 매너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아놓은 것인데요. 이 규율이 지켜지는지 아닌지를 아주 명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렇게 회사의 공식적인 포스팅으로 '선언'해놓고나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규율을 위반하거나, 이 규율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거라 믿습니다. 항상 지키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지적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마음, 그리고 지적이 있으면 고치겠다는 다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패스트벤처스 투자팀이 지켜야 할 10대 원칙


  1. 피곤하면 미팅을 미뤄라

  2. 첫 미팅은 부르지 말고 찾아가라

  3. 말하지 말고 들어라

  4. 말해야 하면 질문하라

  5. 즉석에서 평가하거나 피드백하지 마라

  6. 지적호기심 해소하지 마라

  7. 귀찮다고 이메일 씹지 마라

  8. 미팅 전에 자료는 미리 읽고 가라

  9. 본인 인맥 자랑하지 마라

  10. 창업자 가르치려고 하지 마라


혹시 저를 포함해 패스트벤처스의 투자팀을 만났는데, 위의 10가지 원칙에 어긋나는 경험을 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아래 이메일로 제보해주십시오 (^^;) 피드백과 지적을 듣고, 고쳐나가겠습니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최근 한국에서도 '창업자 친화적 (Founder-friendly)'라는 단어를 VC들이 많이 씁니다. 이는 굉장히 친절한 말투나 사교적인 태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 각자의 성격과 스타일은 다르니까요. 그보다 더 중요한건, 지켜야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는 것, 개개인의 의지나 선의에만 맡기기 보다는 회사 차원에서의 규칙과 원칙을 만들어나가는 것, 더 나아가 지금 현재 100점이 아니더라도 고치고 개선해나가려는 의지와 과정이 존재하는 것 - 이, 정말 제대로 된 창업자 친화적 투자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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